공장에서 교대근무를 하는 친구가 있다. 그런데 이 친구, 항상 돈자랑을 한다고 한다.
평범하게 주5일 출퇴근하면서 돈 적게 버는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하고, 공장 교대근무를 하면서 버는 월급으로 우월감을 느끼려 한다고 하며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친구는 겉으로 티내진 못했지만 속으로 ‘몸 쓰는 일 하면서 돈자랑 하는 거 보니까 추하다’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.
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친구를 둔 남성 A씨가 속 마음을 털어놓은 글이 화제가 되었으며 A씨는 “(이런 사람) 주변에 꼭 있다”며 “회사 생활 힘들다고 앓는 소리 좀 하면 ‘너도 이 일 할래? 얼마 챙겨줄 수 있어~'(라고 한다)”고 밝혔다.
주변 친구들은 그 친구에게 “아 진짜? 그럴까”라며 맞장구 쳐주지만 속으로는 ‘그런 일, 미쳤다고 하냐’는 생각을 한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.
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고 하며 일부는 ‘공장 교대 근로라고 해도 돈 많이 벌면 좋은 것 아니냐?’며 돈을 많이 벌면 부럽다는 의견을 내비쳤다.
이들은 “몸을 쓰던 뭘 하던 합법적으로 돈을 버는 건 고귀한 행위다”, “노동은 그 자체로 신성함”, “돈 많이 버는 게 장땡이다”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.
다만 일부는 공장 근로자가 돈 자랑하는 건 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고 하며 돈자랑을 하는 A씨의 친구를 비판하는 이들은 “직업이 뭐가 됐던 돈자랑은 추하다”, “몸 쓰는 게 뭐 잘랐다고 돈 자랑이냐?”, “서민 주제에 돈자랑 자체가 하급인생 인증하는 것”이라고 했다.
글을 쓴 A씨를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하며 A씨가 돈자랑하는 친구에게서 느끼는 감정이 ‘더 많이 벌지 못하는 거에 대한 열등감’, ‘공장 근로자에 대한 무시’를 바탕에 둔 것이라는 반응이다.
한 누리꾼은 “돈 자랑도 안 추하고, 없는 것도 안 추하고, 남 보고 추하다는 게 진짜 추한 것”이라며 A씨를 비판하기도 했다고 한다.
보통 어릴 때부터 ‘직업의 귀천은 없다’라고 배우지만 실제 사람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직업과 비선호하는 직업은 갈린다고 한다.
2016년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성인남녀 2236명을 대상으로 ‘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느냐’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2.1%가 ‘그렇다’고 답했으며 이들이 비선호 대상으로 분류하는 직업은 주로 생산업, 건설업, 환경업, 운동업 등 육체노동을 하는 현장직이 대표적이었다.
심리학에서 자랑은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에서 출발한다고 본다.
일본의 조직 경영학자 오타 하지메에 따르면 사람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타인에게 ‘잘했다’, ‘멋지네’, ‘괜찮아’ 등 수긍받고 싶은 마음, 즉 인정 욕구가 있다고 한다.
심리학자 A.H. 매슬로의 욕구 단계 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인정 욕구는 인간의 정상적인 욕구 중 하나다. 인정 욕구는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.
다만 과해지면 스트레스에 잠식되거나 번아웃에 빠져 일상 생활조차 제대로 이어가기 힘들게 만든다게 하지메의 설명이라고 하며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타인이 인정해주기 보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.
때때로는 스스로를 인정하는 게 개인을 위해서나,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서 더 좋은 방법일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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